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에서 계약 대금 지불 방안으로 암호화폐를 허용하는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현지 법률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은 재산(property)으로 간주되며 결제 수단으로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법률이 개정되면 계약 당사자 간의 암호화폐 결제는 합법화될 전망이다.
2021년 5월 25일(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는 계약 대금을 암호화폐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파블 크라셰니니코프(Pavel Krasheninnikov) 법제위원장은 "의회는 법률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적법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디지털 통화 단위가 계약상의 지불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통화가 아니지만 개정안 작성자들은 계약법 체계 안에서 암호화폐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결제 금지 → 계약상 결제는 OK
러시아는 2020년 7월 첫 암호화폐 관련 법인 '디지털금융자산법(DFA)'을 최종 통과시키고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암호화폐를 재산 품목으로 분류하고 암호화폐 보유·거래는 허용하는 한편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대한 암호화폐 결제는 금지했다. 루블화는 국가의 모든 기업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유일한 법정통화로 남아있다.
암호화폐 결제 금지에는 러시아 중앙은행(CBR)의 입김이 작용했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루블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반대 입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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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개인 및 기업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을 수 없지만 아직 관련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법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번 개정안이 승인될 경우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른 암호화폐 지불이 수용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결제는 기존 시스템 사용에 제약을 받는 국가에서 대안으로 종종 거론된다. 2019년 5월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는 상호 무역 거래에 미국 달러가 아닌 자국 화폐를 통한 결제 방안을 논의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 사용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통한 계약 대금 결제를 허용하고 통제 가능한 유용성이 확인될 경우 러시아 내 암호화폐 활용 폭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