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는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Token)의 약자다. 토큰마다 고유한 값을 가지기 때문에 다른 토큰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비트코인 같은 일반 암호화폐는 토큰마다 동일한 값을 지니기 때문에 서로 거래·교환할 수 있는 대체가능토큰(fungible token)이다. 더 작은 단위로 분할이 가능하며 거래 매개로 사용될 수 있다.
고유한 값을 가지는 NFT 토큰은 다른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다. 구매자 이름, 날짜, 좌석 등 구체적인 정보가 적힌 공연 티켓과 비슷하다.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인 만큼 희소 가치와 그에 따른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NFT는 대부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다. 이더리움 생태계와 호환되는 NFT 발행 표준 ERC-721이 NFT 발행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17년 6월 출시된 디지털 수집품 게임 크립토펑크(cryptopunk)는 대체 불가 토큰 개념을 구현한 NFT의 시초로 알려져있다. 거래용 토큰 발행 표준 ERC-20을 사용해 24×24픽셀 규모의 GIF 파일을 1만 개 한정 발행했다.
이는 2018년 6월 대체 불가 토큰을 위한 전용 표준 ERC-721 개발로 이어졌고 NFT 시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ERC-20과 ERC-721을 결합한 ERC-1155도 등장했다. ERC-721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NFT이 가진 대중적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NFT 기술, 왜 중요한가
NFT는 예술품, 게임 아이템부터 부동산까지 모든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해 유일무이한 디지털 자산을 생성할 수 있다. 전 세계 발행자와 사용자를 직접 연결하는 손쉽고 효율적인 거래로 새로운 시장과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
디지털 문서나 자산은 무한 복제가 가능해 가치와 희소성이 훼손되기 쉬운데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거래 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토큰 가치와 진위를 보장한다.
자산에 대한 메타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돼 최초 발행자까지 추적이 가능해 제3자 검증 없이도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위조 자산의 생성과 유통은 무의미해진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 개념을 한층 강화시켜 사용자 권리를 개선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 사용자는 음원, 게임 아이템 등을 실제로 소유한다기보다는 자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받는다고 볼 수 있다. 자산을 발행한 플랫폼이 사라지면 아이템이 가진 가치와 효용도 사라질 수 있다.
NFT는 자체적으로 가치와 소유권에 대한 메타 정보를 지닌다. 사용자는 발행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자산을 실제 보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통 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다. 플랫폼과 국경 제한 없는 디지털 자산 거래·유통이 활성될 전망이다. NFT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참여와 활발한 교류도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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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암호화폐 산업 핵심 키워드로 부상
NFT는 누구에게나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NFT 기반 게임에서 모은 의상, 아바타 등 개별 디지털 아이템을 2차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는 테마파크 같은 건물을 세우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메타버스 게임 디센트럴랜드의 한 사용자는 64개 구역(lot)을 구입해 세운 건물을 8만 달러에 매각했다. F1 델타 게임 사용자는 22만 2000달러에 디지털 모나코 경주 트랙 일부를 구입했다. 트랙을 사용하는 경주가 열릴 때마다 입장권 수수료와 5%의 지분 등을 챙길 수 있다.
NFT는 게임, 예술, 스포츠 등 응용 분야를 확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판매량이 200% 증가해 9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1년 판매량은 이미 2020년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
ERC-721 기반 NFT 시가총액은 2018년 4096만 달러에서 2019년 1억 4155만 달러로, 2020년 3억 3800만 달러로 빠르게 불어났다.
활성 월렛 수는 2019년 11만 개에서 2020년 22만 개로 97% 증가했다. 디앱레이더 랭킹에 따르면 2021년 2월 한 달 이더리움 순활성월렛은 6만7000개를 기록했다.
구매자는 2019년 4만 명에서 2020년 7만 4529명으로, 판매자는 2만 5000명에서 3만 1500명으로 증가했다. 거래량도 2019년 6286만 달러에서 2020년 2억 5084만 달러로 4배가량 불어났다.
검색량을 확인할 수 있는 구글트렌드(Google Trends)에서도 NFT에 대한 높은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 제공 사이트 코인마켓캡은 2월 15일 NFT 전용 섹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논펀저블 보고서에 따르면 NFT 시장은 △메타버스 △예술 △게임 △스포츠 △수집품 △유틸리티 분야로 구성돼 있다. 메타버스(Metaverses) 시장은 1402만 달러 규모로 시장 25%를 점하고 있다. 미술과 게임 부문이 각각 24%, 23%로 뒤를 잇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디지털 자산과 자유 시장 시스템을 갖춘 세계로 사용자가 직접 운영한다. 약 5500만 달러가 가상 토지와 게임 아이템에 들어갔다.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유동성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가 있다.
NFT 기반 예술 시장가치는 2020년 12월 기준 1200만 달러를 넘었다. 2021년 1월 기준 7만 5606건의 작품이 판매됐다. 창작자는 NFT를 통해 중개자 없이 작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활로를 얻는다. NFT 작품은 재판매돼 소유자가 바뀔 때마다 1%씩 수익을 원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NFT 기반 게임 시장은 기술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NFT 시장 상당 부분을 점하고 있다.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이 예상되는 부문이기도 하다. 시총은 1290만 상당이나 ERC-1155 표준이나 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게임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더리움 NFT 게임 중에서는 소레어와 F1델타가, 전체 생태계에서는 플로우 기반 NBA탑샷이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NBA탑샷은 미국농구협회가 크립토키티 개발사 대퍼랩스(Dapper Labs)와 협력 출시한 상품이다. NFT 거래 플랫폼 크립토슬램에 따르면 3월 9일 기준 NBA탑샷은 일주일 간 4415만 달러(약 500억 원) 상당이 거래됐다.
유명 브랜드, 인기 연예인도 NFT 가세
주요 브랜드들도 NFT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유비소프트, 워너브라더스, NBA, 포뮬러1, BBC, 타코벨 등이 NFT를 채택했다. 뮤지션 그라임스, 아티스트 비플, 킹스 오브 리온, DJ 스티브 아오키, 린제이 로한 등 유명 연예인들도 NFT 기반 디지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라임스의 50초 분량의 영상을 담은 NFT 작품 ‘구시대의 죽음(Death of the Old)’은 39만 달러,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작품 '크로스로드(CROSSROAD)'는 660만 달러(약 74억 원)에 판매됐다.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3월 6일 자신의 첫 번째 트윗을 NFT로 내놨다. 무함마드 알리(Muhammad Ali)와 조 프레이저(Joe Frazie)가 뉴욕에서 맞붙은 세기의 대결도 3월 10일 50주년을 기념해 NFT로 출시됐다.
NFT, 성장 지속 전망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보호하는 NFT 기술은 예술,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대중적인 분야와 결합하며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메이슨 나이스트롬(Mason Nystrom) 메사리크립토 애널리스트는 2021년 2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NFT 수요가 확대되면서 유명 아티스트들이 2021년 첫 NFT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1~3년 동안 관련 인프라도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는 NFT가 디지털 희소성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관심사를 공유하는 참여자 간의 디지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유망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제한된 상태에서 NFT를 통한 디지털 상호작용은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은 3월 8일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시장의 넥스트 메가트렌드로 NFT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경제 및 비대면 사회에서 NFT가 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온전히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유망 산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NFT를 활용한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를 넓혀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