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장관이 또 다시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재닛 옐런의 발언 직후 한때 5만 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재닛 옐런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투기성 자산"
2021년 2월 2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이며 투기성이 높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의 정당성과 안정성에 대한 중요한 의문점들이 남아있다"면서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라면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고사양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방정식을 풀어야한다. 채굴을 위해 높은 사양의 슈퍼 컴퓨터를 총동원하기 때문에 많은 전기가 소비될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 소비량은 뉴질랜드 연간 소비량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전력 소비 외에도 거래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활용된다는 우려도 있다. 각국 규제당국은 다크넷을 통한 마약거래를 비롯해 테러자금조달에 비트코인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 연준 디지털 화폐에는 기대감 나타내
이날 옐런 장관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준비 중인 자체 디지털화폐에는 기대감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기회와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연구기관 '테크랩(TechLab)'을 통해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함께 다년 간 가상 디지털 화폐 구축·실험을 진행해왔다. 해외 각국 중앙은행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디지털 화폐가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전방위적인 연구와 투자자 보호 장치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미 연준 주도의 디지털 달러 연구는 의미가 있다"며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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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발언에 비트코인 '흔들'
과거부터 재닛 옐런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 왔다. 2018년에는 "비트코인으로 처리되는 거래는 극소수"라며 "실제로 일어나는 거래 중 다수가 불법 거래"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2021년 2월 18일에는 CNBC 방송 클로징 벨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 자산으로 지난 몇 년간 높은 변동성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이 불법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재닛 옐런 장관이 비트코인에 강력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재닛 옐런의 비둘기적 성향(성장을 위한 양적 완화 및 금리 인하 주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야기해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옐런 장관은 시장에서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물가안정보다는 실업률 해결을 중시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앤서니 폼필리아노(Anthony Pompliano) 모건크릭 디지털자산 공동 창업자는 "옐런은 미국 경제가 버블이 터져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긴축을 반대했다"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연준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등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자극해왔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잇따른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발언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단기적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발언 직후인 22일 오후 한때 비트코인은 전날대비 16% 하락한 4만 9651달러까지 폭락했다.
23일 2시 9분 현재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대비 9.78% 하락한 5만 575달러를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