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가 월렛 규정 도입을 강행할 경우, 암호화폐 업계는 법원에서 적법성 문제를 다툴 계획이다.
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a16z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해당 월렛 규정이 추진되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거래 보고 관련한 신규 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핀센은 비수탁형 월렛 거래 보고 관련 규정을 제안했다. 규정에 따르면 관련 업체는 3000달러 이상 거래 시 사용자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수집·보관해야 하며, 1만 달러 이상 거래 시 핀센에 의무 보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캐서린 혼 a16z 총괄 파트너는 "표면상 금융 범죄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해당 규정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자세한 개인 식별 정보를 수집·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기준은 다른 어떤 금융 산업에도 적용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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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제안 규정은 자의적이고 일관되지 못하고, 절차적·실질적으로도 결함이 있다"면서 "해당 규정이 암호화폐 거래를 해외로 내몰아 추적을 더욱 어렵게 하고, 금융 범죄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해 규정을 재검토해야 하며 암호화폐 산업과 의미있는 협의를 가져야 한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해당 규정이 진행된다면, a16z는 다른 이들과 연대해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도 관련 법정 다툼이 진행될 경우 a16z와 힘을 모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새 규정은 국익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잃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핀테크 기업 스퀘어도 핀센에 서한을 발송해 암호화폐 월렛 규정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퀘어와 트위터 CEO인 잭 도시는 "새 규정은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 것"이라며 "고객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암호화폐 대중화를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핀센은 관련해 이례적으로 짧은 15일의 대중의견 수렴 기간을 제공하는 등 규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당초 마감이 이달 4일까지였지만, 현재는 7일로 연장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