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6위 비트코인캐시(BCH)가 2년 만에 진행하는 하드포크가 페이팔 암호화폐 서비스 채택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대표적인 BCH 지지자이자 비트코인닷컴 최고경영자(CEO)인 로저 버(Roger Ver)는 "진영 대립을 수반하는 하드포크 진행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페이팔이 (암호화폐 서비스) 로드맵에 BCH를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로저 버는 "이같은 논쟁적인 하드포크가 BCH 전망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논쟁이 빨리 종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드포크는 특정 시점부터 기존 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별도의 체인을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체인 개선 방안을 추진할 때 만장일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체인과 코인이 나뉘게 된다.
네트워크가 분리되면, 기존 네트워크의 코인은 그대로 보유되며, 분리된 네트워크의 코인이 1:1 비율로 추가 지급된다. 하지만 채굴파워, 이용자, 개발자, 자금 등이 분산되기 때문에 전체 시장과 개발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페이팔은 이달 12일부터 BCH와 함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을 통한 결제 및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BCH는 2017년 8월1일 BTC에서 하드포크를 실시해 탄생한 암호화폐다. 송금 속도, 수수료 등을 감안했을 때 비트코인이 화폐로 통용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네트워크를 분리시켰다. 당시 로저 버는 하드포크의 주축으로 "비트코인캐시가 진정한 비트코인"이라고 주장했다.
BCH는 6개월마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데, 커뮤니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하드포크가 빈번히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11월 15일에도 BCH는 비트코인캐시ABC(BCHABC)와 비트코인SV(BSV)로 분열됐다. 네트워크 파워가 좀 더 우세했던 BCHABC가 BCH로 간주돼왔다.
한편, 지난 15일(현지시간) BCH는 또 다시 하드포크를 진행해 비트코인캐시ABC(BCHABC)와 비트코인캐시노드(BCHN) 두 진영으로 나뉘게 됐다. 이번 하드포크는 아마우리 세체트(Amaury Sechet)가 주도하는 BCHABC 개발자 그룹이 '인프라펀딩플랜(IFP)'이라 불리는 업데이트를 제안하면서 촉발됐다.
IFP 제안은 모든 채굴 보상 금액의 8%를 개발팀에 할당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BCHABC 측은 "BCH가 보편적인 디지털 결제 방안이 되려면 체계적이고 일관된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개발자들이 네트워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BCHN 측은 채굴 수익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해당 제안에 반대했다.
로저 버는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큰 논쟁이 되는 점은 개발자에게 너무 많은 자금이 돌아간다는 것"이라며 "BCH는 오픈소스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자발적으로 프로토콜을 개선하고, 다른 곳에서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같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지난 15일 BCH 하드포크를 실시했다. BHCABC는 중국 기반 채굴업계, BCHN는 블록체인 기업 및 서구 채굴업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해시파워가 유리한 BCHN이 BHCABC를 제치고 네트워크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코인댄스 자료에 따르면 BCH에서 채굴된 마지막 1,000개 블록의 약 80%가 BCHN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BHCABC에 대한 지지 표시는 0.3%에 그쳤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대부분 BCHN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5일 코인베이스는 "하드포크 이후 BCHN가 지배적인 점유율을 가질 것"이라며 "해당 노드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라켄도 "BCHN을 비트코인캐시라고 호칭하고, 티커 기호 BCH로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BCHN 해시파워의 10% 이상일 경우, BCHABC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토큰마켓에 따르면 16일 12시 기준 BCH는 전날보다 9.65% 하락한 23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은 45억 5400만 달러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