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암호화폐 산업의 인수합병 및 자금조달 계약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 Pw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산업의 전체 인수합병 계약 수는 지난 2018년 189건에서 지난해 114건으로 줄었다. 계약 규모는 지난 2018년 19억 달러에서 지난해 4억 5,1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중 암호화폐 전문 기업이 타 기업을 인수한 비율은 56%에 달했다. 지난 2018년 42%보다 14% 증가한 수준이다.
PwC 암호화폐 부문의 헨리 아슬라니안(Henri Arslanian) 글로벌 수석은 규모가 큰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를 보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석은 “일부 대형 기업들이 더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 상대를 인수하는 방식은 아니다. 수직적으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에서 암호화폐 생태계 내 여러 영역으로 손을 뻗치는 문어형 기업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암호화폐 산업 내 자금조달 계약 규모는 40% 감소한 22억 4,000만 달러 수준이다. 계약 수도 122건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도 18% 감소했다. 작년 2, 3분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투자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체 계약 중 시드(Seed) 단계 이후 투자금 비중이 8% 더 늘어났다. 기업형 벤처캐피털 비율은 6%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수석은 산업 성장으로 충분한 거래 흐름과 출구가 생겨나면서 암호화폐 벤처 투자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슬라니안 수석은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명확한 규제 체계를 수립하기 시작한 유럽과 아시아에 주목하고 있으며, 장기 투자 전략을 취하는 패밀리오피스의 관심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자금조달의 중심지도 미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투자 비율은 각각 8%, 6%씩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보다 그외 지역에서 더 많은 암호화폐 인수합병 및 자금조달 계약이 진행됐다.
수석은 기관 고객을 찾는 기업들은 홍콩으로, 일반 고객을 찾는 기업들은 싱가포르로 이동하고 있다며 아시아가 “시장뿐 아니라 전략적인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를 받는 기업 유형도 달라졌다. 지난 2018년 대부분의 벤처 투자금은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들어간 반면, 2019년도에는 암호화폐 준법이행 기업들에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됐다.
한편, Pw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해 암호화폐 자금조달 상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