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18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 금액은 27억 9,000만 달러(약 3조 4,700억원)로 2018년 42억 6,500만 달러(약 5조 3,100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투자 건수는 총 807건으로 2018년(822건)에 비해 15건 줄었다. 투자 건수에 비해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것은 지난해 대형 계약건이 2018년만큼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가장 큰 규모로 자금을 모은 업체는 리플(Ripple)이었다. 리플은 지난해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2억 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약 11조 6,100억)로 평가받았다. 이어 피겨(Figure)가 1억 3,000만 달러(약 1,620억원)을 유치했다.
반면에 2018년에는 상대적으로 큰 계약이 많았다. 세계 최대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Bitmain)이 4억 달러(약 4,98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시리즈E 투자에서 3억 달러(약 3,730억원), 하이퍼체인(Hyperchain)이 시리즈B 투자에서 2억 3,400만 달러(약 2,910억원)를 유치했다.
특히 엔젤투자자의 투자 유치가 크게 하락했다. 2018년 대비 엔젤투자자의 투자 비율은 13%가 하락했다. 엔젤투자자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자금과 경영 지원을 해주는 개인투자자를 말한다.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9% 가량 하락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주도하던 투자 흐름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5년 벤처캐피탈의 미국 계약 건수는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줄어 2019년에는 31%까지 줄었다. 반면에 중국은 2015년에 2%에 불과했지만 점점 상승해 2018년에는 27%로 급격히 상승했다. 2019년에는 다소 하락한 22%를 기록했다.
투자 유형별로 보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투자 금액이 2억 6,800만 달러에서 4억 3,4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는 지난해 리플이 유치한 2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