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시장의 오랜 라이벌 IBM과 오라클이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IBM과 오라클, SAP 엔터프라이즈가 블록체인 플랫폼 간 상호 연동을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마크 라크밀레비치(Mark Rakhmilevich) 오라클 블록체인 제품관리 총괄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하이퍼레저 글로벌 포럼에서 "오라클 개발자들은 IBM의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을 사용하는 상호 운용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오라클은 IBM, SAP와 전방위적인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어떤 고객이 오라클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기를 원하면서도 IBM의 솔루션 사용을 원한다면, 우리는 상호 운용성을 통해 검증된 신뢰할만한 결과와 프로세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리눅스재단 주도로 출범한 하이퍼레저는 스마트 계약을 구현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허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특정 비즈니스 모델에 특화된 타 플랫폼과 달리 여러 산업에 도입 가능한 기술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오라클을 포함해 IBM, 인텔, JP모건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오라클과 IBM, SAP의 협력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 블록체인 노드들을 연결해 각 기업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서비스의 상호 운용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수동으로 연결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수준으로 이뤄졌지만, 장기적으로는 간편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내세우며 시장 경쟁에 나섰던 글로벌 솔루션 제공 기업들의 이같은 협력은 산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특정 기업이 하나의 솔루션 플랫폼만 선택해서 사용하고, 경쟁사의 제품을 선택한 기업과는 상호 운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오픈소스 기반 블록체인 환경에서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든지 상호 협력이 가능한 방향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라크밀레비치 총괄은 "대규모 IT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기술적으로는 협력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생태계를 중심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여러 클라우드와 회사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