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의 모기업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전자상거래 대기업 이베이(eBay)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업계의 구글로 불리는 이베이는 전 세계 1억 8천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 중인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소식통을 인용, ICE가 이베이에 인수합병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규모는 300억 달러(약 35조 5,200억원)를 넘을 전망이다.
ICE는 과거 이베이에 인수를 여러 차례 타진한 적이 있으며 최근 다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베이는 온라인 경매 등으로 전자상거래 선구자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최근 아마존과 월마트 등 미국 전자상거래 공룡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페이팔을 분리한데 이어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온라인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를 40억 5,000만 달러(약 4조 8,000억원)에 경쟁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역중심 온라인 광고서비스인 클래시파이드(Classified) 사업부 매각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혼란한 상황이다. 데빈 위니그 이베이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와의 충돌로 지난해 9월 회사를 떠난 후 새 CEO를 물색하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위니그는 지난 2015년까지부터 이베이 CEO직을 맡아 경영을 이끌어왔다.
다만 ICE는 이베이가 매각하고자 하는 클래시파이드 부문이 아닌 핵심 사업 마켓플레이스 부문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이베이의 역량을 ICE가 소비자 상품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ICE가 소유한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도 경쟁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의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ICE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백트 비트코인 옵션 거래는 주말 포함 열흘 동안 거래량이 전무하는 등 매우 저조한 거래 기록을 남겼다. 반면에 CME는 1월 13일 비트코인 옵션 출시 첫날 219만 달러 거래를 성사시키며 단숨에 백트 기록을 앞질렀다.
한편, 이번 인수 제안 소식에 양사 주가는 명암이 엇갈렸다. 4일 뉴욕증시에서 이베이는 8.78% 급등한 반면, ICE는 재정 부담 우려와 인수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7.45%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