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영국 정부는 아직 보복 관세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무역 전쟁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현재 2.5%인 자동차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다음 달 3일부터 발효된다. 그는 이를 “상호주의 관세”라고 표현하며 무역적자 상위 국가들에 대한 대응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 이후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는 각각 6.2%, 4.7% 하락했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런던 증시 FTSE100 지수는 5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애스턴 마틴은 6% 급락하며 사상 최저가인 67펜스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멕시코 공급망과 미국 제조시설 부족으로 3.6% 손실을 보며 독일 자동차 기업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4.3% 하락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이 각각 2~2.5%가량 떨어지며 닛케이지수를 끌어내렸다.
영국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이 즉각적으로 보복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무역 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 영국에 유리한 합의 도출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는 영국의 대미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023년 기준 64억 파운드(약 11조 2,86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영국자동차제조협회(SMMT)는 시장 불확실성과 계속되는 생산 감소, 관세 리스크가 결합되며 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영국과 미국 정부가 신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국 정상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무역 전쟁은 피해야 한다”며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는 이번 관세 조치를 “자국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 공격”이라 비난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유럽연합이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의 생산 공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이번 관세 인상은 소비자 차량 가격에 수천 달러의 부담을 추가로 안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정책이 가져올 정치·경제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