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시장 지배력이 58.8%까지 상승하며, 2021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1%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상승은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이 다시 중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성숙할수록 비트코인 중심에서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알트 시즌’이 시작되지만, 이번 상승세는 이러한 전통적 흐름과는 정반대다.
이른바 ‘알트 시즌’을 기다려온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비트코인 랠리에도 불구하고 주요 알트코인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통상 비트코인이 안정 구간에 접어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알트코인에 자금이 유입되던 과거 패턴과 어긋난다. 풍부한 유동성과 제도권의 관심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환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중심의 쏠림 현상은 기업들의 축적 전략, 신규 토큰의 대량 출시, 그리고 스팟 비트코인 ETF의 등장 등 몇 가지 주요 흐름에서 비롯된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우선적으로 담으며, 이에 따른 구매 압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다수의 알트코인은 제도권의 접근성이 낮고,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승인된 이더리움(ETH) ETF가 BTC 우위 구도를 흔들 것으로 기대됐지만, 생각보다 알트코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희망적인 분석도 존재한다. 암호화폐 분석가 렉트 캐피털(Rekt Capital)은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주간 마감 기준으로 특정 기술적 저항선을 넘어설 경우, 대규모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차트를 통해 알트 시장이 최근 단기 하락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시총이 2,500억 달러(약 365조 원)를 넘어서면 하반기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알트코인 시장은 최근 2,490억 달러(약 363조 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향후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3,150억 달러(약 459조 9,000억 원)에 도달하면 바닥을 확인했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작년 12월 고점이었던 4,510억 달러(약 658조 4,600억 원)를 넘기기 위해서는 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과 강력한 촉매가 요구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주도의 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중장기 흐름에서 변화의 기회가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