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113%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온 비트코인(BTC)이지만, 실제 가격 상승의 대부분은 2월(44%)과 11월(37%) 단 두 달 동안 집중됐다. ETF 출시, 연준 정책 기조,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맞물리며 단기 랠리를 이끌었으나, 4월부터 9월 사이에는 뚜렷한 조정 및 횡보 구간이 연출됐다. 이러한 계절적 흐름을 감안할 때, 단순 추격매수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업체 10x리서치는 21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진단을 내놨다.
10x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전략은 오히려 단순한 '바이앤홀드(buy-and-hold)'로, 복잡한 트레이딩보다는 장기 보유가 월등한 수익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졌다. 비트코인 ETF에 들어온 신규 자금은 350억 달러(약 51조 1,00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1년 차 유입 예측치인 200억~400억 달러의 중간 수준을 충족하는 수치다. ETF를 통해 유입된 자금 대부분은 월가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촉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의 랠리를 이끈 또 다른 요인은 미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었다. 오는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책과 자산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정책들이 이어졌으며, 연준(Fed)의 완화적인 통화 기조 또한 시장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추세는 현재 상당 폭 되돌려진 상태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짐에 따라 연준은 다시 매파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TF 수요, 정부 유동성 공급, 완화적 연준이라는 세 축이 2023년 랠리를 지탱했지만, 2024년 하반기에는 이 셋 모두가 약화된 상황이다. 시장은 더 이상 정치적 이벤트나 기대감에만 의존해 상승하지 않으며, 대선 국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이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발언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선호도보다 실질 정책 이행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투자자들은 과거와 같은 추격 매매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계절적 사이클과 정책 기조 전환에 따라 전략을 수시로 조정하는 접근법이 살아남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상승장은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방어적인 전략과 리스크 관리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것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