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만큼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2년 8월,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세탁했다는 이유로 해당 프로토콜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반발한 이용자들은 제재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올해 3월 21일 미국 법원이 토네이도 캐시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며, 미 재무부는 블랙리스트에서 이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법원에 "제재가 철회된 만큼, 해당 소송은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그러나 코인베이스(Coinbase)의 법률 책임자인 폴 그레왈(Paul Grewal)은 재무부의 이 같은 입장이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자발적으로 조치를 중단했다고 해서 법원이 판결을 내릴 필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토네이도 캐시가 추후 다시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법원은 올해 초, '비행 금지 리스트(No Fly List)'에서 한 차례 삭제됐던 미국 시민이 여전히 법적 구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레왈은 이 사례를 언급하며, "토네이도 캐시 역시 언제든 다시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들은 여전히 사법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미 검찰은 공동 창립자인 로만 스톰(Roman Storm)과 로만 세메노프(Roman Semenov)가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 이상의 암호화폐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현재 세메노프는 FBI 수배 명단에 올라 있으며, 스톰은 200만 달러(약 29억 2,0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오는 4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토네이도 캐시의 또 다른 개발자인 알렉세이 페르체프(Alexey Pertsev)는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되었으며, 혐의에 대한 항소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