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방침을 재검토하기 위해 첫 공식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업계 지지자와 회의론자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디지털 자산의 법적 분류와 규제 적용 범위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회의의 핵심 논의는 디지털 자산이 기존 증권법의 정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탈중앙화된 구조에 따라 별도의 규제가 필요하느냐는 문제였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발행자의 통제력'이 증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듀크대학교 금융경제센터의 리 레이너스(Lee Reiners) 교수는 "비트코인(BTC)이 증권이 아니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탈중앙화 기준을 어디서부터 적용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보고서를 인용해, 탈중앙화도 단일 기준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분포된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SEC 전 집행국장이자 회의론자인 존 리드 스타크(John Reed Stark)는 "SEC의 핵심 역할은 투자자 보호이며, 현재의 하위(Howey) 테스트는 여전히 유효한 법적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규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SEC의 승소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입장 차는 컸지만, 참석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 정의의 명확성과 일관된 감독 원칙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회의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 시절 강경한 집행 중심 기조와 달리, SEC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입장을 재정비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SEC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일련의 공개 토론과 정책 검토를 통해 기술 혁신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