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시장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대규모 청산 위기에 직면했다. 주요 대형 투자자는 강제 청산을 피하기 위해 대량의 ETH를 매도하며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디파이(DeFi) 데이터 플랫폼 디뱅크(Debank)와 온체인 분석업체 엠버CN(EmberCN)에 따르면, 한 대형 투자자는 평균 1,853달러에 25,800ETH(약 478억 원)를 매각했다. 이더리움 가격이 1,8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해당 계좌는 약 47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의 보유 기록을 분석한 결과, 매각된 ETH는 2024년 7월 평균 3,084달러에 매입된 자산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도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포지션이 약세장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디파이 시장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이 1,857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약 1,360만 달러(약 199억 원) 규모의 대출이 청산될 위기에 놓여 있었으며, 1,78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청산 규모는 1억1,700만 달러(약 1,710억 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급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최근 열린 백악관 암호화폐 서밋에서 기대했던 규제 완화가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시장에는 실망 매물이 확산됐다. 또한, 비트코인(BTC) 준비금 법안이 조기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유타주에서 의회 심사 단계에서 보류된 점도 시장 심리를 악화시켰다.
아울러, 미국 행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와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리스크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