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글로벌 인프라 투자사인 GIP(Global Infrastructure Partners) 및 터미널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Terminal Investment Limited)와 함께 파나마 운하 양측의 주요 항만을 인수하는 총 230억 달러(약 33조 5,800억 원) 규모의 거래를 체결했다.
CK 허치슨 홀딩스(CK Hutchinson Holdings)는 4일(현지 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블랙록 컨소시엄이 자사 산하 파나마 포트 컴퍼니(Panama Ports Company)의 90%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는 파나마시티의 발보아 항과 대서양 연안의 크리스트발 항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이번 인수로 두 항만이 미국 투자자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이번 거래는 미국 내에서 전략적 인프라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강화하는 움직임 중 하나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건설했으나, 이제는 다시 되찾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랙록이 트럼프 행정부 및 의회에 이번 거래의 세부 내용을 사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이번 계약은 블랙록과 GIP의 협업 플랫폼이 가진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에 있는 항만을 포함한 인프라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이 건설하여 운영하다 1999년 파나마 정부에 반환됐으며, 이후 중국 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 기업들이 주변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는 미국이 자국 영향력을 다시 강화하려는 조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