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 랠리' 종료… 이제 연준과 글로벌 유동성에 쏠린 눈

비트코인(BTC)의 ‘트럼프 랠리’가 종료되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의 금리 인하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대선 전후로 이어진 강세 흐름이 끝나고, 시장은 새로운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월 25일 미국 정부가 부채 한도를 기존 36조 1000억 달러에서 40조 10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4%에서 4.29%로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부채 한도 조정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가 3%, 나스닥 100 지수는 5%, 비트코인은 16% 급락하며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졌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핵심 요소는 경제 지표의 악화다. 2월 미국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64.7로, 전월 71.7에서 크게 하락했다. 기존 주택 판매는 4.9% 감소했고, 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2.7에서 50.4로 떨어지며 경기 둔화를 시사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무역 긴장이 시장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투자 심리는 극단적 공포(fear) 단계로 접어들었다. 공포·탐욕 지수는 10까지 하락하며 연초의 낙관적 분위기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재개하거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비트멕스 공동 창립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올해 초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을 둘러싸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초기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을 압박해 유동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겠지만 이후 강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연준은 금리 정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연율 기준 3%를 기록,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경제 지표 악화와 유동성 확대 압력이 연준의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 흐름과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M2 글로벌 유동성 지표는 향후 3개월 내 상당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유동성 증가세를 약 60일 정도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알파 전략 책임자 제프 파크(Jeff Park)는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 가장 강력한 글로벌 유동성 파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조정 국면에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본격화되면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6월을 전후로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은 이제 ‘트럼프 랠리’ 이후 연준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