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WEX에서 분실된 암호화 자산 4억 5000만 달러 상당이 러시아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BBC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EX의 전신인 BTC-e는 2011년 7월에 설립된 러시아 암호화폐 거래소로 6년 간 40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폐쇄된 상태다. BTC-e의 실질 소유주인 알렉산더 비닉(Alexander Vinnik)은 사기 및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돼있다.
BBC 러시아는 BTC-e 거래소 사건을 조사하는 가운데, 고객 손실 자산 일부가 FSB로 넘어간 것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언론이 확보한 오디오 파일에 따르면 FSB 요원 출신 안톤 넴킨(Anton Nemkin)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BTC-e 공동 설립자 알렉세이 빌류첸코(Aleksey Bilyuchenko)와 WEX 매각의 배후로 알려진 콘슨탄틴 말로페예프(Konstantin Malofeyev)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알렉세이 빌류첸코는 WEX 운영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FSB 요원은 거래소 암호화폐 자산이 담긴 콜드 월렛을 넘길 것을 요구하며 해당 자금이 정보기관으로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렛에는 거래소 고객 자산 일부인 4억 5000만 달러의 암호화폐가 보관돼있었다. Blockchain.com과 Explorer.Litecoin.net에 따르면 해당 월렛에서 비트코인 3만 개와 라이트코인 70만 개가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한편, WEX의 전 CEO 드미트리 바실리예프(Dmitri Vasilyev)는 4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에서 2만 달러 상당을 사취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가 7월 이탈리아에 체포됐다.
미국 검찰도 BTC-e와 비니크를 기소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BTC-e와 공동 설립자는 FinCEN에 등록하지 않았으며 자금세탁방지 규정 및 의심 활동 신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작년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FinCEN)는 거래소와 공동 설립자에 대한 민사상의 처벌을 확정, 각각 8800만 달러와 1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