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eXch가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의 자금 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 21일 발생한 14억 달러(약 2조 160억 원) 규모의 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과 관련해, 온체인 분석가 잭XBT(ZachXBT)와 화이트해커 그룹 보안연합(Security Alliance)의 닉 백스(Nick Bax)는 eXch가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자금 3,500만 달러(약 504억 원)를 세탁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Xch 측은 23일 비트코인톡(Bitcointalk) 포럼을 통해 "라자루스 그룹과 북한(DPRK) 정부를 위해 자금 세탁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ch는 "해킹된 자금의 극히 일부만 우리 플랫폼을 통해 유입됐으며, 이는 단발성 사례였다"며 "이러한 거래로 발생한 수수료는 공익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거래소의 모든 자금은 안전하며, 바이비트 해킹 사건으로 인해 운영에는 어떤 영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보안업체 슬로우미스트(SlowMist)와 일부 온체인 분석가들은 eXch가 바이비트 해킹과 연관된 월렛 주소에서 이더리움(ETH)을 수령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슬로우미스트는 "eXch에서 상당량의 ETH가 다른 암호화폐로 변환됐다"고 분석했다. 닉 백스 또한 "eXch에서 이날만 3,000만 달러 규모의 DPRK 관련 거래량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바이비트 측은 해킹 피해 자금 동결을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4,200만 달러(약 604억 원) 규모의 자금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eXch와의 협력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eXch는 "바이비트가 지급 정지 조치 과정에서 당사 사용자들의 자금을 부당하게 동결한 전력이 있으며, 그에 대한 설명도 없이 연락을 끊었다"며 반발했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Ben Zhou)는 "이 문제는 특정 거래소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 전체의 해킹 대응 원칙과 연결된 사안"이라며 eXch가 협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