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올해 5월 추가적으로 고객 및 채권자에게 상환을 진행한다.
FTX는 지난 2월 18일 첫 번째 상환을 시작한 이후, 오는 5월 30일 두 번째 분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환 대상은 ‘클래스 5 고객 청구권’과 ‘클래스 6 일반 무담보 채권’에 해당하는 투자자 및 파트너다. 여기에는 플랫폼 붕괴 당시 FTX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의 공급업체, 거래 업체들도 포함된다.
이번 상환을 받기 위해서는 4월 11일까지 신원을 인증하고 청구권을 확인받아야 한다. 특히 5월 분배는 5만 달러(약 7,200만 원) 이상의 청구권을 가진 채권자가 대상이며, 채권자는 같은 기한 내 분배 대행업체를 선택해야 한다. FTX의 회생 계획에 따르면, 전체 채권자의 98%는 최소 118%의 상환율을 적용받아 현금으로 보상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 2024년 5월 기준, FTX는 총 145억~163억 달러(약 20조 8,800억 원~23조 4,7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분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크라켄(Kraken)과 비트고(BitGo)가 이번 상환을 지원하는 두 개의 주요 플랫폼이다. 채권자들은 분배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KYC(고객 신원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세금 관련 서류를 제출한 뒤 두 플랫폼 중 하나에서 온보딩을 마쳐야 한다.
한편, FTX는 공식 채널을 사칭한 ‘피싱 이메일’ 위험이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2월에 진행된 첫 번째 상환에서는 5만 달러 이하 소액 청구권을 가진 '편의 클래스' 채권자를 대상으로 이틀에서 사흘 내 상환이 완료됐다.
FTX 회생 신탁(FXT Recovery Trust)의 계획 관리자인 존 J. 레이 3세(John J. Ray III)는 "복잡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고객과 채권자들의 인내와 협조에 감사한다"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상환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상환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TX는 고객에게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돌려주면서 일부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토큰 가격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실제로 보도 시점 기준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바이낸스코인(BNB),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최근 24시간 동안 2.1% 하락했다.
FTX 채권자협회 관계자인 '미스터 퍼플(Mr. Purple)'은 "지난 2년 반 동안 자산을 동결당한 경험이 있는 채권자들이 다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데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투자 성향이 달라지고, 일부 채권자들이 상환금을 다시 시장에 투입하기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