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강력한 규제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 조치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GOOGL)과 메타(META)와 같은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반강제 조치 수단(ACI)'을 활용해 미국 서비스 산업을 겨냥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ACI는 지난 2023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규제로, 무역 압박에 맞서기 위한 일종의 경제적 '바주카포'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관세 부과는 물론, 서비스 무역과 지식재산권 거래 제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 공공조달 시장 접근 제한 등의 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무역 분야에 대한 규제가 실리콘밸리 기반 IT 대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과 메타는 EU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ACI 적용 시 사업 모델 전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EU 규제 당국은 이미 두 회사를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며 다수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어 더욱 면밀한 감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조치는 아마존(AMZN), 애플(AAPL),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다른 미국 주요 기술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이 EU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EU의 대응이 실질적인 무역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 같은 무역 긴장이 기술주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알파벳의 경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29명 중 21명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향후 목표 주가를 218.75달러(약 31만 7,000원)로 설정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6%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무역 전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EU와 미국 간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라 글로벌 기술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