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강세를 억제하는 변수들이 확인되면서 9만~11만 달러 가격 구간을 반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달러 유동성 축소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 재검토 ▲기술 지표의 약세 신호를 강세 돌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로 지목하며 "비트코인이 9만~11만 달러 구간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2023년 초부터 점진적으로 상승한 후 통합 기간을 거쳐 다음 상승 발판을 마련하는 계단식 상승 패턴을 보여왔다.
현재 비트코인은 9만~10만 달러 구간에서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2만 달러에서 시작된 더 큰 강세 흐름에서 나타난 세 번째 통합 움직임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2023년과 2024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통합 역시 상승 돌파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이 9만~11만 달러 구간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탐색하는 가운데, 이를 방해하는 변수들이 확인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달러 유동성 축소이다. 법정화폐, 특히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 유동성의 축소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모든 자산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마엘스트롬(Maelstrom)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아서 헤이즈는 X(트위터)를 통해 거시경제 전문가 '펠릭스 줄라우프(Felix Zulauf)'의 분석을 인용, "▲미국 재정적자 감소 ▲(채무 한도 도달 후에도) 재무부 일반 계좌(TGA) 잔고 증가 ▲미국 은행의 해외 대출 축소는 모두 달러 유동성 축소로 이어진다"면서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매크로마이크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연준 당좌 예금계좌인 '재무부 일반회계(TGA)'에 보유된 현금 잔고는 4주 만에 6230억 달러에서 8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36조 달러의 부채 한도에 도달하면서 시장은 정부가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비상 조치로 TGA 잔고를 줄여 경제와 시장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2023년 초 부채 한도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재무부는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해 결과적으로 주식,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 투자를 촉진했다.
한편, 정부협력 블록체인 전문가 앤디 라이언은 "주요 유동성 공급원이 고갈되거나 더 엄격히 통제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 활동 둔화, 차입 비용 상승과 함께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더 어려운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수는 비트코인 준비금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이후 관세, 불법 이민, 국제 문제 등 다양한 공약을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을 7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까지 상승시켰던 비트코인 준비금 공약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을 신속히 추진하기보다는 '타당성 평가'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혀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날 백악관 암호화폐 정책총괄이 CNBC 방송에서 "비트코인 준비금에 대한 타당성 평가는 새 태스크포스의 주요 과제"라고 언급한 뒤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대에서 9만6000달러로 하락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사장은 "트럼프는 비트코인 준비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 '평가'를 약속한 게 아니다"라면서 "워싱턴에서 평가와 연구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상승 변수는 기술 차트에서 확인된 약세 지표다. 과매수·과매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술 지표 '14주 상대강도지수(RSI)'에서 하락형 다이버전스가 나타났다.
하락형 다이버전스는 자산 가격이 더 높은 고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RSI는 낮아지는 현상으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RSI는 12월 고점 대비 낮은 고점을 형성하며 가격 상승세와 반대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21년 정점에서 나타난 패턴과 유사하다.
RSI가 하락 추세선을 돌파할 경우에만 이러한 부정적 신호가 무효화되면서 상승 모멘텀 재개를 나타낼 수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9만8020달러에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