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을 대상으로 한 무역 규제 강화를 추진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쉬인(Shein)과 테무(Temu)의 핵심 사업 모델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번 규제는 미국 내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AMZN)에 상당한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10% 관세를 적용하는 것과 함께 100년 된 ‘디 미니미스(de minimis)’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규정은 $800(약 116만 원) 이하 소액 주문에 대한 관세 면제 혜택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를 중국산 제품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변경할 경우, 쉬인과 테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 알리샤 얍은 "새로운 규제가 쉬인의 미국 내 성장을 저해하고, 특히 2025년 이후 테무의 확장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테무와 쉬인은 이미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정책 담당 부국장 앤드류 윌슨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결국 미국 내 물류창고를 구축해 아마존과 같은 방식으로 영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테무는 지난해부터 미국 내 창고를 확충하고, 일부 중국 공급업체들을 현지 물류 시스템으로 전환시키는 '반(半) 관리형 모델'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이러한 변화가 아직 시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2023년 기준 미국 내 창고에서 출고된 제품이 총 매출의 20%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규제 개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미 검토되던 사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디 미니미스 제도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 불공정한 가격 경쟁력을 부여하고, 최소한의 문서 검토 및 세관 검사만으로 대량의 물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디 미니미스 규정을 적용받아 미국으로 유입된 중국산 소액 배송 건수는 2015년 약 1억 3,900만 건에서 2024년 13억 6,000만 건 이상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디 미니미스 기준 금액이 기존 $200(약 29만 원)에서 $800(약 116만 원)으로 상향된 것은 2016년 e베이(EBAY)와 엣시(ETSY) 등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로비 활동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미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응해 아마존은 2023년 11월, 모든 제품 가격이 $20(약 2만 9,000원) 이하로 제한된 새로운 브랜드 'Haul'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의 무역 규제 변경안이 실행될 경우, 중국산 제품의 배송과 세관 검토 과정이 훨씬 까다로워지고, 이로 인한 비용 증가와 배송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의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아마존과 같은 현지 기업이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월가에서는 핀둬둬(PDD)의 주식 전망에 대해 여전히 '보통 매수(Moderate 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가격 목표를 업데이트한 애널리스트는 없지만, 3개월 기준으로 분석한 전문가 11명 중 6명이 매수(Buy), 4명이 보유(Hold), 1명이 매도(Sell) 의견을 제시했다. 핀둬둬의 평균 목표 주가는 $134.71(약 19만 5,0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약 18%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