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은 암호화폐 시장이 매우 투기적이고 법을 지키지 않는 분야라면서 증권당국의 규제 방식이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CNBC와의 퇴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위험한 투자 자산이며 다른 암호화폐는 실제 활용사례와 가치제안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과 다른 1만~1만5000개의 토큰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SEC는 비트코인을 증권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겐슬러는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큰 자산이지만, 지난 1만년 동안 금을 거래해 온 것처럼 전 세계 70억명이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다면서 다른 자산이 비트코인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트코인과 달리 "다른 암호화폐는 실제 활용사례와 펀더멘탈을 증명해야 지속될 수 있다"면서 "때문에 프로젝트 정보가 대중에 제공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선호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떤 암호화폐도 소유한 적이 없다"면서 7~8년 동안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지난 선거에서 암호화폐 업계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것이 SEC의 암호화폐 규제 방식에 대한 일종의 반발인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업계의 선거 자금 지원이 이번 선거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겐슬러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규제가 아닌 물가와 경제 전반과 같은 다른 문제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여전히 매우 투기적인 분야로, 자금세탁방지법(AML), 제재법,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면서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니지만 다른 1만~1만5000개 토큰들은 수년동안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일하게 될 제이 클레이튼 전 SEC 위원장 당시에도 암호화폐와 관련해 80건 이상의 사건을 다뤘다면서 "SE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기와 조작을 방지하고 공시를 요구하는 법 집행 기관으로,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을 상대로 거래를 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법보다 집행(소송)에 중점을 둔 규제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는 "의회가 이러한 법을 제정하고, SEC는 법이 정한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에게 투자를 받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중 다수가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분야에서는 대부분 기본 가치가 아닌 '투자 심리'에 의존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정말 기본 가치가 있다면 증권법에 따라 적절히 공시하는 것은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SEC가 마지못해 ETF를 승인하고 무거운 규제를 통해 산업을 방해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재임 초기 '게임스탑' 사건 등이 있었다"면서 "60조 달러 규모의 주식 시장이 암호화폐보다 미국 대중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야후파이낸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맞춤 규제 시행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이러한 규제 입장 변화는 "위대한 민주주의의 일부"라면서 "다음 팀에 결정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미국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중앙은행도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면서 "중앙은행과 재정 상태는 디지털 자산 준비금이 아닌 정부를 통해 뒷받침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1월 20일 대통령 취임 당일 겐슬러는 SEC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친암호화폐 성향인 전 SEC 위원 폴 앳킨스를 후임자로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