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2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의 제재를 상쇄하기 위한 법률 변경을 진행한 후 러시아 기업들이 국제 거래에 비트코인 및 다른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적인 제도 아래, 러시아에서 채굴한 비트코인을 외국 무역 거래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거래들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재무장관은 암호화폐를 통한 국제 거래가 러시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탐색할 때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암호화폐를 통한 국제 거래에 미래가 있다"면서 "이러한 거래는 더욱 확대 발전해야 하며 내년 이러한 일이 실현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을 통한 중국, 터키 같은 주요 교역 상대국 간의 거래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는 해외 무역 거래에서의 암호화폐 이용을 허용하고, 암호화폐 채굴을 합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 7월 '무역 결제에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고, 11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대외 무역 목적 상의 '재산'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공식화했다.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채굴 및 관련 매각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면세 등도 이뤄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암호화폐가 경제 효율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도구라고 평가하며 암호화폐 사용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달 초 푸틴 대통령은 "미국 정부는 달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대체 자산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이러한 대체 자산의 예로 언급하면서 "전 세계 누구도 비트코인을 규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러시아가 비트코인 외에도 테더(USDT),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무역 거래에 사용하고 있다고 봤다.
기업은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은 높은 유동성을 가지지만, 중앙 통제를 받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채택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