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해킹해 58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빼돌린 조직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해커집단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북한 특유의 표현인 '헐한 일'이라는 단어를 결정적 단서로 확보하며 북한의 소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1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경찰은 해킹에 사용된 컴퓨터에서 북한식 표현 '헐한 일'을 발견하고 이를 단서로 삼아 사건을 수사했다. 북한이 외부 가상자산 거래소를 해킹해 탈취한 가상화폐를 무기 개발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러한 수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건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북한 해커들의 범행 수법이 워낙 치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래소의 보안 시스템 업데이트 시점에 취약점을 노려 침투했으며, 정교하게 설계된 공격 방식으로 수사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경찰은 구체적인 해킹 수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를 탐지하고 차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탈취한 가상화폐를 세탁하기 위해 믹싱 사이트를 자체 운영하며, 이더리움의 57%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13개국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탈취 자금의 출처를 은폐하고, 일부 믹싱 사이트에서는 거래 수수료를 낮춘다는 광고까지 내세우며 자금을 자유롭게 이동시켰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강화되었지만, 해외 거래소는 규제 밖에 머물러 있어 북한 해커들의 활동을 제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국제 공조의 부족이 수사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다시 활황을 맞으면서 북한의 해킹 시도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9만6995달러로 9만7000달러 선을 돌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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