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 서버부문 실적 호조에도 수익성 저하 주가 급락

김민준 기자

2024.09.05 (목) 13:55

HPE 서버부문 호조에도 수익성 저하로 주가 급락 / 셔터스톡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인공지능(AI) 서버 사업의 예상보다 낮은 수익성을 시사하는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HPE는 2024 회계연도 3분기(5~7월)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31.8%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33.4%를 밑도는 수준이다. 마리 마이어스(Marie Myer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AI 서버 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HPE를 비롯해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Inc.),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Inc.)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AI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서버에 대한 고객 수요 급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HPE는 7월 31일 종료된 분기에 이 사업 부문에서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39% 증가한 수치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를 상회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Nvidia Corp.) 등이 제조한 고가의 반도체가 포함된 대부분의 AI 서버의 낮은 마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안토니오 네리(Antonio Neri)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 HPE가 AI 서버와 함께 더 높은 마진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HPE 주식은 뉴욕 증시에서 18.77달러로 마감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3% 하락했다. 이 주식은 올해 들어 종가 기준으로 11% 상승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우진호(Woo Jin Ho)는 "낮은 AI 서버 마진은 이 부문의 주요 테마였으며, 지난 몇 분기 동안 슈퍼마이크로와 델의 발목을 잡았다"며 "HPE의 부진한 마진이 건전한 AI 판매 모멘텀을 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리 CEO는 HPE의 AI 서버 사업 대부분이 여전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오고 있지만, 기업과 정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HPE는 3분기 전체 매출이 7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6분기 만에 가장 큰 연간 매출 증가율이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이익은 50센트였으며,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는 47센트였다.

HPE는 10월 종료되는 4분기에 81억~84억 달러의 매출을 전망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이익은 52~57센트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평균적으로 81억 5000만 달러의 매출에 54센트의 주당 이익을 예상했다.

HPE는 H3C 테크놀로지스(H3C Technologies Co.) 지분의 일부 매각으로 약 21억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거래의 재무적 영향은 현재 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네리 CEO는 이 현금이 올해 말이나 2025년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니퍼 네트웍스(Juniper Networks Inc.) 인수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