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 대선 정책 플랫폼 구축 중, 트럼프와 차별화 전략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을 견제하고 과거 정책 입장의 취약점을 보완하며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의 통치 방식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부통령들은 거의 자신만의 정책 포트폴리오를 갖지 않으며 대통령의 견해와 다른 의견을 항상 제쳐둔다. 4년간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노선을 따랐던 해리스는 이제 신중하게 자신만의 정책 비전을 공개하기 시작하고 있다.

해리스가 7월 말 바이든의 정치 조직을 물려받았을 때, 선거 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던 6개 항목의 '이슈' 페이지가 조용히 삭제됐다. 대신 해리스는 연설에서 "중산층 육성"과 같은 광범위한 목표를 언급했다. 그녀는 낙태 접근성 보장과 공격용 무기 금지를 위한 연방법 제정을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해리스는 지난 주말 팁(봉사료) 소득에 대한 연방세 폐지를 제안했다. 이는 트럼프의 공약과 유사하지만, 해리스는 중저소득층에 한정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아이디어는 최근 몇 달간 초당적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서비스 산업이 발달한 네바다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리스 캠프는 이를 통해 트럼프를 자극해 실수를 유도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것은 트럼프의 아이디어였다. 그녀에겐 아이디어가 없어 나에게서 훔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해리스는 첫 몇 주 동안 2020년 대선 경선 당시 취했던 진보적 입장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압파쇄공법(프래킹) 금지, 단일 보험자 의료 시스템 도입, 불법 월경 비범죄화 등의 제안을 철회했다.

해리스 캠프는 이러한 중도 노선으로의 이동이 정부 내 합의를 이루려는 그녀의 시도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변인 케빈 무노즈(Kevin Munoz)는 "트럼프가 극단적인 아이디어에 매달리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진정한 리더십이란 모든 진영을 한데 모아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캠프는 최근 몇 주간 해리스에 대한 개인적이고 인종적 색채를 띤 공격을 하면서도, 그녀의 정책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2020년 민주당 경선 당시 해리스의 정책 입장을 담은 오래된 영상들을 지적하며 그녀를 급진적 진보주의자로 묘사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일요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카말라 해리스는 국경에서 팁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전체 경력 동안 지지하고 살아온 사실상 모든 정책에 대해 입장을 바꿨고, 가짜 뉴스 미디어는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녀는 거의 모든 것을 복사하며 트럼프보다 더 트럼프처럼 들린다. 그녀는 미국 대중을 속이고 있으며, 다시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비난했다.

해리스의 정책 플랫폼 구축은 바이든이 재선 출마를 포기한 후 그녀가 갑작스럽게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녀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바이든도 팁 소득에 대한 연방세 폐지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린 장-피에르(Karine Jean-Pierre)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과 해리스가 왜 지난 3년 반 동안 이를 추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해리스의 정책 구상은 바이든과의 관계, 의회의 지지 확보 등 여러 복잡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내려 노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 해리스가 어떤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트럼프와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2024년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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