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둔화 조짐에 시장이 급락 반응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이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연준이 신속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가운데,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은 총재는 CNBC 방송을 통해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경기침체 상황처럼 보이진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2일(금)에 발표된 신규 고용 데이터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급격한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고, 이는 극심한 시장 혼란으로 이어졌다. 7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1만4000개로, 전월 기록(17만9000개) 및 예상치(17만6000개)보다 훨씬 적었다. 실업률은 4.1%에서 4.3%까지 상승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금융 안정 유지라는 매우 명확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면서 "연준은 해당 임무를 다 할 것이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면서 연준이 한 가지 경제 지표에 반응하지 않고, 여러 통화정책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가 과열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긴축이나 제한적인 정책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하와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치를 취하기 앞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고려하겠지만 "단일 데이터에 반응하면 거의 항상 잘못된 결정이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고용 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보면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고용 둔화 조짐이 극렬한 시장 반응을 촉발한 만큼 연준이 금리인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18일 0.25%p 금리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73.5%까지 올랐다. 11월 7일과 12월 18일에도 0.25%p씩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54.4%, 44.9%로 나타나고 있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이 브라이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빠르게 중립적 정책 입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고용 약화가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다시 고용 약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인하폭이 클 수 있다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50%p의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11월에 동일한 인하폭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20년 초 팬데믹과 같은 심각한 금융위기나 급격한 경기침체 상황이 아닌 만큼 긴급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예일대 금융안정프로그램 스티븐 켈리는 "연준이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긴급 정책 조치로 반응할 것이라는 내러티브는 현실 가능성이 없으며 대출·시장 개입은 더더욱 가능성이 없다"고 예상했다.
5일 나온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 부문 지수도 전월 대비 개선세를 보이며 미국이 경기침체 상황까진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네이션와이드의 금융시장 경제학자 오렌 클라치킨은 "최신 ISM 서비스 보고서는 급격한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해주고, 연준이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정책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부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브라운도 "경제 연착륙은 여전히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착륙 위험이 증가했고, 혼란스러운 시장 반응이 지속된다면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잭슨홀 회의 연설을 예정하고 있다. 9월 FOMC에 앞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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