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 첫 달 각각 3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미국 30년 ETF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9일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트위터(X)를 통해 블랙록의 IBIT와 피델리티의 FBTC가 출시 1개월 기준 역대 자산 실적 순위 1,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출시 1개월 동안 22억 달러를 모금한 블랙록의 USCL ETF를 3위로 밀어냈다.
에릭 발츄나스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출시된 5535개 ETF 중 한 달 만에 3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ETF는 IBIT와 FBTC 두 개뿐이라고 강조했다.
아크 인베스트의 ARKB와 비트와이즈의 BITB도 해당 순위에서 각각 20위에, 22위에 올랐다. 2021년 10월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는 7위에 자리했다.
블룸버그 전문가는 순위권에 오른 다른 ETF는 대부분 출시 첫 달 동안 '자금 유입일' 비율이 낮은데 이는 한 명의 투자자가 자금 전체를 투입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IBIT와 FBTC의 첫 달 중 자금 유입일 비율은 100%로 실질 수요를 나타내고 있으며 거래량도 6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미국 ETF 전문업체 ETF스토어 CEO인 네이트 제라시는 "30년 ETF 역사에서 출시 첫 달 실적 기준 상위 25위 ETF에 비트코인 현물 ETF 4개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여러 주요 플랫폼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한 손을 묶는 패널티를 가진 상태에서 이러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는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에도 반영되고 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는 2월 7일 기준 7만8026BTC(33억7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전날 대비 보유량이 1276 BTC 증가했다. 유통 중인 IBIT 주식은 총 1억3696만주에 달한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7일 기준 그레이스케일의 GBTC를 제외한 신생 비트코인 현물 ETF는 종합 19만2255 BTC로,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보유량(19만 BTC)을 추월했다.
신생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보유량은 전체 비트코인의 약 1.8%이며 그레이스케일 GBTC 물량(47만개)까지 포함하면 4% 수준이다.
8일 20거래일을 맞은 비트코인 현물 ETF는 계속해서 견조한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에 따르면 블랙록의 IBIT은 4억7800만 달러로 전체 거래량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3억7100만 달러, 피델리티의 FBTC(2억45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에릭 발츄나스는 "일반적으로 신생 ETF가 기존 ETF 1위를 넘어서는 데는 5~10년이 걸리는데 블랙록 IBIT는 출시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에 GBTC와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선물 ETF(BITO)의 거래량을 넘어섰다"면서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블랙록·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2개 유동성 지표에서 GBTC를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8일 더블록에 따르면 JP모건은 "후이-휴벨 비율(Hui-Heubel ratio)을 기반한 JP모건의 시장폭(market breadth) 유동성 지표에서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ETF가 그레이스케일 GBTC보다 우위를 나타냈다"며 "두 ETF가 GBTC보다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각 ETF의 종가가 평균 '순자산가치(NAV)'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 측정하는 지표에서도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금 ETF 수준으로 유동성이 개선된 반면 GBTC는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전문가들은 "GBTC의 운용 수수료가 인하되지 않으면 더 많은 자금이 유출되고 두 ETF로의 지속적인 자금 이동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