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 당국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범죄 혐의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여전히 바이낸스의 고객 자산 유용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증권 당국은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가 파산 거래소 FTX와 마찬가지로, 바이낸스US 플랫폼에 예치된 고객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백도어'를 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증거를 찾고 있다고 알려졌다.
SEC는 지난 6월 바이낸스와 바이낸스US를 상대로 미등록 증권 판매, 사기, 이해충돌, 미흡한 공시, 고의적인 법률 위반 공모 등의 혐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걸었다.
당국은 창펑 자오가 관리하는 스위스 기업 '시그마체인'에 자금을 보낸 정황 등을 언급하면서 거래소가 고객 자금을 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27일 열린 법원 심리에서 바이낸스US 변호사는 SEC가 고객 자산 유용 혐의의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재판부에 사기 혐의에 대한 조사 중단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거래소 측 매튜 라호슈 변호사는 "SEC 소송 이후 바이낸스US 자산은 90% 급감했으며 이용자 기반 역시 절반이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아 파루키 사건 담당 판사도 SEC 변호사들에게 "(바이낸스의) 유죄 인정에 따라 바이낸스US와 창펑 자오가 고객 자금을 유용했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판사는 바이낸스US와 SEC에 분쟁을 해결하고 내달 15일까지 결과를 알릴 것을 요청했다.
지난주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는 미국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법무부, 재무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합의를 도출했다. 해당 사건에는 SEC가 제기한 증권 문제나 사기 혐의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