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규제 프레임워크 검토'를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3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이번 청문회에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둘러싼 각계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암호화폐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기존 금융체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은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이슈 등 여러 스캔들을 만들어낸 바 있어 신뢰할 수 없다"며 "페이스북은 '기술 혁신'이라는 문구 뒤에 숨어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치려 하지만 통화정책은 미연준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을 신뢰할 수 없으며, 정부가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사 바라다란 캘리포니아대 법학 교수도 "기존 금융에 대한 보완책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현 금융 체계의 문제는 기술이 아닌 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달러의 대체제가 되려 시도한다"며 "우리는 연준의 권력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레미 얼레어 서클 CEO는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에 엄격한 잣대를 대기보다는 디지털 자산들의 차이점을 구분하고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상품 또는 유틸리티 토큰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올바른 규제가 필요하다"며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단독 규제기관이 필요하고, 여러 국가가 한 데 모여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공통 규제안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미국 정치권의 시선은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역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앞서 므누신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가 사이버 범죄, 탈세, 랜섬웨어, 마약, 인신매매 등 불법행위에 사용됐다"며 "이는 국가 안보와 연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나는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며, 가치 변동성이 매우 크고, 기반이 되는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