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됐지만 미국 채권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상 주기가 정점에 와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직전월 기록(3.2%)과 시장 전망치(3.6%)를 상회했다. 유가 폭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일부 채권 펀드 매니저들은 지금의 기준금리가 소비자물가를 둔화시키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미 연준은 40년 최고 수준의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제로 수준에 있던 금리를 5.25-5.50%p까지 빠르게 끌어올렸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미국 채권 책임자 그렉 윌렌스키는 "연준이 앞으로 몇 달간 보게 될 경제 데이터가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시킬 것"이라면서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 인상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도 연준이 이미 현재 통화긴축 사이클의 정점을 찍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 발표 후 "2024년 말까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 아래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됐음에도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을 스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이클에 추가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정부 적자 확대와 상당한 부채 수준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면서 긴축 주기 종료를 확정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다만 물가 압력 둔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때때로 실망스러운 데이터가 나오겠지만 물가상승률은 계속해서 낮게,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7월 마지막으로 0.25% 금리 인상을 실시하고, 이달 20일 금리 결정을 위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예정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로 확신하고 있지만, 11월과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도 각각 38.4%, 40.3%의 확률로 남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