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시장의 둔화로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났지만,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케빈 하셋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물가 지수와 유가 반등으로 인해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셋 전 위원장은 최근 유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식품, 에너지 등 변동 상품을 포함하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7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전년 대비 기록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직전월 3%에서는 소폭 상승한 모습이 나타났다.
2022년 3월부터 11차례 금리를 인상한 연준도 여전히 한번의 금리 인상 카드가 남아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노무라 리처드 쿠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를 예상했다.
그는 작년 여름부터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미국 경제가 상당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전 연준 정책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시장은 완화 정책 당시 쌓아놓은 준비금을 통해 통화 정책의 영향을 방어하고 있다면서 연준 정책 효력 일부가 상실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 정책은 금리 통제와 유동성 공급, 두 도구에 의존한다"면서 "1979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유동성 공급을 억제해 물가 상승을 잡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차드 쿠는 "당시 초과 준비금이 거의 없었던 미국 은행들이 준비금 확보를 위해 달려들면서 연방 금리가 22%까지 치솟았고, 경제 약화, 물가 안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인 양적 완화 시기를 보낸 미국은 현재 리먼 브라더스 파산 전 대비 1600배 많은 3조 달러의 초과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23일 기준 은행 준비금은 3조2000억 달러 상당이다. 2007년 12월 준비금 수준은 57억 달러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긴축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통화 긴축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 2%를 되찾기 위해 실질적으로 미국 경제를 둔화시키려면 대출자가 주저할 정도로 금리를 충분히 높여야 긴축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은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
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내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뿐 아니라 내년 6월 금리 인하를 실시하기 전까지 추가 금리 인상은 없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 의장이 추가 긴축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으며, 과잉 및 과소 긴축 사이에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앞으로 몇 차례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고용 둔화 추세를 거론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