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리플은 미국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국경 간 송금에 XRP를 사용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올해 3분기 미국 금융기관들과 XRP를 통해 송금하는 '주문형 유동성(On-Demand Liquidity, ODL)' 상품 이용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지난 13일 뉴욕 남부지방 법원 판사는 "XRP 자체가 증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맹공에 제동을 걸었다.
SEC는 2020년 12월 22일 13억 달러 상당의 미등록 증권 XRP를 판매했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리플과 임원 2명을 기소했다.
리플은 "XRP는 증권이 아니라 상품에 더 가깝다"고 반박하며 지난 3년 동안 증권 당국과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우려한 미국 송금 대기업 '머니그램'은 2021년 3월 리플과 협력 관계를 중단했다. 영국 투자사 테트라곤이 리플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를 철회하기도 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는 이번 판결을 통해 미국 금융기관들이 다시 리플 ODL 상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기관과 잠재 고객사들이 사업에서 겪는 실제적인 문제와 불합리한 수수료 없는 국경 간 송금 문제를 편안하게 논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분기 미국 고객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중 일부가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한 법정화폐에서 다른 법정화폐로 송금할 때 XRP를 '연결(bridge)' 통화로 사용해 빠르고 저렴한 국경 간 송금을 구현하고 있다.
XRP는 현재 0.75 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 393억 달러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알데로티는 법원이 일부 판매는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만큼 리플의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법원은 "기관 구매자에게 직접 판매한 초기 판매분은 제3자 노력에 따른 수익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증권 속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약 7억2890만 달러의 물량이 이에 해당한다.
리플 법률고문은 해당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고객이 주로 미국 외부에 있기 때문에 현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직원 750명 중 미국 상주 직원이 절반이지만, 사업의 많은 부분과 수익이 미국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데로티는 "이번 판결이 적용되는 부분이 있는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적절한 시일 안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