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정부가 가상자산 매매 과세안을 실행한지 두 달이 되어가는 가운데 법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가상자산 매매 수익에 1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이 국민들의 거래 내역을 일일이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세금 징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티미 올라군주 나이지리아 정책 컨설턴트 역시 해당 부분을 언급하며 "강제 징수보다는 자진 신고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진 납세신고를 할 경우 몰수 당하거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불신으로 실제 신고를 하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 역시 "실제로 나이지리아 정부가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가상자산 과세 관련 안건을 논의해왔다.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사항을 논의중이라고 밝혔으며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가상자산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트레이딩 브라우저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가상자산 채택률이 높은 나라로 꼽힌 바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상자산이 유행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달러 부족에 따른 배급제와 법정화폐에 대한 불신, 현금 부족 현상 등이 꼽힌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자국 법정화폐 나이라에 대한 달러페그제가 폐기되며 폭락했다. 이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이 지난달 취임한 볼라 티누부 대통령의 개혁의 일환으로 고정환율제를 폐지하며 발생했다.
나이지리아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사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강제 환전까지 추진했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안정 궤도에는 들어서지 못한 상황이다. CBDC 도입의 부진 요인으로는 인프라 부족이 언급됐다. 사용 가능한 상점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에서 나이지리아는 주요 신흥국 중 한 곳으로 꼽히며 지난 3월부터 해외 기업들의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덕분에 인프라가 마련되고 서서히 거래 총액이 증가하고 CBDC 역시 현금 대체재로서의 기능을 조금씩 담당하고 있다.
디앱(DApp)들이 나이지리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내 가상자산 매매 인프라 마련을 위해 뛰어든 기업든 기업들도 다수 생겼다. 문페이 등은 나이지리아 투자자들이 지갑에서 직접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티누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사상자가 발생 중인 내전은 아직까지 시장에 부담 요인이다. 나이지리아는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보코하람과 그 분파 간의 반군 문제, 유목민과 농민 부족 간의 충돌 등이 원인이 된 치안 문제 등이 심각하다.
하지만 시장은 나이지리아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 국채는 잇따른 개혁 조치와 환율 통합 정책 등으로 반등했으며, 주식 시장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