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민관 협력 블록체인 채택 실험 활발...JP모건·DBS·테마섹 협력

싱가포르 대형 금융기관들이 효율적인 송금 및 자산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 방안으로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매체는 "JP모건과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 국부 펀드 테마섹 홀딩스 같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들이 싱가포르 당국과 협력해, 개인 투자자와 기업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블록체인 사업부 '오닉스(Onyx)'의 코인 시스템 팀은 싱가포르 통화청과 함께 국경 간 결제, 디지털 자산 거래 등 다양한 블록체인 시스템 활용 사례를 실험했다.

싱가포르에서 400여명의 JP모건 팀을 이끌고 있는 나빈 마렐라 수석은 "전통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업 은행 화폐가 디지털 화폐의 초석이 될 것을 기대하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말렐라는 "현재 대부분의 결제는 예금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면서 "디지털 화폐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상업 은행의 역할 비중은 변함없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JP모건은 2020년 도매 디지털 화폐 'JPM 코인'을 공식 출시하며 블록체인의 금융 부문 활용 사례 발굴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JPM 코인은 결제 플랫폼 겸 예금 계좌 원장으로 기능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은행에 예치한 미국 달러를 24시간 내내 즉시 이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JP모건은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해 2021년 테마섹, DBS 은행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합작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첫 번째 시범 운영에서 평균 이틀이 걸리던 은행 간 결제를 2분 안에 처리하기도 했다.

JP모건 팀은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까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 활용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6개 인도 은행과 협력해 자체 블록체인 거래 플랫폼에서 미국 달러 거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HDFC 은행, ICICI 은행 같은 현지 최대 은행들과 함께 실시간 은행 결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중앙은행 겸 금융 당국인 '싱가포르 통화청'은 전통 은행의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테라폼랩스나 쓰리애로우캐피털(3AC) 등이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던 만큼 싱가포르 통화청은 투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엄격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같은 신흥 기술을 적극 채택하고 활용해 현지 금융 시장 발전을 촉진하고, 관련 시장 내 국가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화 당국은 작년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을 출범, 자산 토큰화 실험을 진행 중이다. JP모건과 DBS, 마켓노드 등이 협력하고 있다. 마켓노드는 테마섹과 싱가포르 거래소가 합작 설립한 디지털 마켓 인프라 운영업체다.

프로젝트 가디언은 기존 금융 인프라 및 여러 플랫폼과 유동성 풀에 걸쳐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개방형 네트워크 구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DBS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거래 주문·실행, 싱가포르 달러 예금 및 국채 토큰화를 포함한 토큰 결제·청산 등을 수행했다.

DBS 싱가포르 임원인 한키 주안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개자가 많은 시장에서 거래 마찰, 결제 리스크,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 컨트랙트 프로그래밍 기능, 책임 있는 혁신을 도울 규제 지침을 통해 금융 거래의 비용을 절감하고 전반적인 효율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서 "이는 백오피스 운영 구조를 변화시킬 긍정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더 많은 은행들이 해당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일정 수준이 넘는 참여자 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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