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지난 2일 가상자산 채굴 기업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전력비용의 3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밝히며 관련 업계가 긴장한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예산안의 하나로 디지털 자산 채굴 에너지(DAME) 소비세를 내걸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이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법률로 통과될 수 있을지, 제안이 어느 정도 정책에 반영될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친(親) 가상자산 성향이 짙은 공화당의 반대에 당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정책 제안 배경으로는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됐다. 가상자산 채굴 활동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직결되는 것은 이미 널려진 사실이다.
추가적인 우려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언급됐다. 백악관은 "채굴업체들의 집중적이고 변동성이 많은 전력소비는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지역 전력망이 채굴업체의 수요로 인해 용량을 늘린다고 해도 채굴 사업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용되지 않게 되면 확대된 용량은 결국 낭비하는 것이 된다"고 비판했다.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미국의 주된 입장이다. 수력 발전을 사용한다해도, 결국 그만큼의 소비전력을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고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가상자산이 아직 사회에 널리 이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아니"라며 "채굴기업도 지역의 고용률이나 경제효과 유발 등에 기여하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리 주엘 코넬대 교수 등은 이더리움처럼 작업증명방식(PoW)가 아니라 지분증명방식(PoS)를 채택한다면 에너지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전력소모량이 99% 이상 줄었다고 밝혀진 바 있다.
한편 이에 대해 가상자산 채굴 기업 비트퓨리는 "가상자산 채굴 사업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등 잠재성이 높은 분야의 베이스로드 소비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에너지 발전소의 채산에 오히려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 대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