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한우 조각투자 뱅카우와 '온라인조각투자 API' 계약...실효성엔 의문

NH농협은행은 한우 조각투자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와 온라인조각투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이용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온라인조각투자 API 이용으로 투자자는 농협은행의 별도 계좌에 투자예치금이 분리보관되어, 조각투자 기업의 도산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스탁키퍼의 조각투자플랫폼 뱅카우 또한 조각투자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고도화된 맞춤 금융서비스 지원받음에 따라 대규모 축산농가 발굴 및 투자자 공모 등의 본연의 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석용 NH농협은행 은행장은 "이번 계약으로 금융투자자와 축산농가의 연계투자가 활성화되고 축산업의 자본조달 및 조각투자 산업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농협의 정체성에 맞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인 제휴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석용 행장이 이끄는 NH농협은행의 이 같은 행보에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는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뱅카우는 관련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면 투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설명하고 물건 보관 위치 등에 대한 정보가 기재된 증권신고서가 발행돼야 하며 투자자 예치금을 별도 예치하는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소유권(실물)을 사들였기 때문에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투자자가 공동소유권을 보유하더라도 사업자의 전문성이나 사업 활동이 투자자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증권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난 4월 발표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의 조치에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뱅카우는 생산 생태계를 활용한 한우 온라인 몰을 론칭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뚜렷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뱅카우는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회원들이 투자한 기존의 상품들은 예상 출하 및 경매 시점에 맞추어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다"라며 "금융당국의 승인 이전까지 새로운 송아지 펀딩은 오픈하지 않을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처럼 진행중이던 사업이 중단된 뱅카우 상황을 협약 체결 관련 부서는 인지하고 있는지, NH농협은행이 이번 계약을 체결하며 기대한 바와 같이 뱅카우와의 협업으로 조각투자 산업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NH농협은행 측에 질의했다.

이에 정광수 NH농협은행 부부장은 "뱅카우와의 API 계약은 금융위 요청에 따라 별도 계좌에 투자예치금 분리보관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현 단계에선 관련 사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보다는 제도권으로 들어올 토큰증권에 대해 다각도로 연구하며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체결은 뱅카우 측에서 NH농협은행 측에 강하게 요청해서 이뤄진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린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한우사육투자 '뱅카우 서비스'와 자체 한우 브랜드 '솔직한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 뱅카우 홍보자료 / 뱅카우

뱅카우는 지난 달 신한벤처투자, KT인베스트먼트 등 총 6개사로부터 56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금번 투자유치와 관련해서 한우 투자와 한우 소비를 연결해 지속 가능한 축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송아지 펀딩이 중단된 이후 대책 마련은 되지 않는 등 실제 서비스 개선에는 지지부진한 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이은 투자 유치, 업무협약(MOU) 체결 등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뱅카우 플랫폼의 투자 서비스가 다른 조각투자 플랫폼의 선택지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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