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시장 규제기관인 재정청(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이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재정청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사라 프리차드(Sarah Pritchard) FCA 시장 부문 총괄은 '씨티위크(City Week) 2023' 행사 연설에서 암호화폐 규제 체계 수립을 위한 업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라 프리차드는 대체 자산이자 틈새 시장이었던 암호화폐가 주류화되고 있다면서 적절한 규제 체제를 갖추기 위해 업계 의견을 듣기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안적 반란의 상징이었던 암호화폐가 15년이 지난 현재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괄이 인용한 피델리티 기관 투자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관 42%, 유럽 기관 67%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정부 조사 자료에서도 성인 인구 중 10명 중 1명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라 프리차드 총괄은 "영국이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 순위 20위권에 들어간 두 개 선진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FCA 시장 총괄은 암호화폐와 소비자 접점이 커진 만큼 잠재적인 피해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이널리시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범죄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4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FCA에 접수된 암호화폐 사기 신고는 2019년에 1619건, 2021년에 6372건이다.
프리차드 총괄은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위험 수준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나 파급력을 잘 이해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면서 "산업이 성숙해지는 만큼 기업과 규칙도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FCA 시장 총괄은 대중화 과정에 있는 암호화폐의 위험성, 완화 방안, 규제 한계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기에 효과적으로 개입한다면 시장, 소비자, 기업 모두에 이익이 되는 규제를 수립하고, 기업이 규제 시행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FCA는 영국에서 운영되는 암호화폐 기업이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TF) 법을 이행하도록 감독할 권한을 가진다. 암호화폐 기업 41곳이 당국에 등록된 상태다.
그는 금융 당국이 더 많은 암호화폐 관할권을 가지려면 추가적인 법제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리차드 총괄은 FCA가 스테이블코인 규제안과 광범위한 암호화폐 규제 체계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암호화폐 홍보를 '고위험 투자 자산' 홍보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규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