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H 설문조사 "기관 투자자 절반, 올해 암호화폐 ETF 투자 비중 확대"

지난해 암호화폐 산업이 큰 혼란을 겪었지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접근하려는 기관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최대 투자은행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연례 '글로벌 ETF 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관 응답자의 48%는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 ETF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818년 설립된 뉴욕 소재 독립 금융 서비스 기관인 BBH는 매년 글로벌 ETF 투자자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투명성과 접근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낮춘 ETF 시장은 연평균 16%씩 성장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ETF 중심의 기관 투자자, 투자자문업자, 펀드 매니저 3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40%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3148억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연내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 ETF를 추가하겠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54%에서 6%p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이가 규제 허가 상품인 ETF를 통해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 부문에 접근할 뜻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현물 가격 급락, 대형 플레이어의 파산, 규제 강화 등 위기 요인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관심 수준이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응답률을 보면 미국(55%)과 중국(58%)이 유럽(29%)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암호화폐 ETF에 이미 투자한 기관 응답자 중 연내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률은 지난해 33%, 올해 25%로 나타났다.

BBH 투자 은행은 "유럽연합의 암호화자산규제안(MiCa) 같은 규제 작업이 자산운용사의 암호화폐 투자 위험을 크게 낮출 것이며, 펀드 매니저의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에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사진 = 분야별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응답률 / BBH·블록웍스

1월 공개된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투자금을 할당한 투자자문가 78%가 올해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투자자문가는 대부분 관련주 ETF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가장 규모가 큰 암호화폐 관련주 ETF는 앰플리파이 인베스트먼트의 '트랜스포메이셔널 데이터 셰어링 ETF(BLOK)'로, 약 4억4000만 달러(한화 약 5785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2021년 10월 미국에서 첫 허가를 받은 비트코인 선물 ETF도 시장 접근 채널이 되고 있다. 가장 큰 비트코인 선물 ETF는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로, 9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2359억원) 규모다.

매트 호건(Matt Hougan)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대부분의 비트코인 ETF가 CME 비트코인 선물 계약 전월물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밖에도 차별화 전략을 가진 다양한 암호화폐 ETF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규제가 명확해지면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펀드, 즉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아직 한 건도 미국 당국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매트 호건은 "장기적으로 볼 때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자들에게도, 암호화폐 시장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미 캐나다, 독일, 스웨덴, 브라질에서 잘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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