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주목하는 주요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지출 역시 안정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주기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항목을 제외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물가 측정 기준이 되는 전년 동월 대비 근원 PCE는 1월 기록과 시장 예상치인 4.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여전히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지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근원 PCE는 0.3% 증가했다. 0.6%에서 0.5%로 하향 조정된 1월 수준에서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 예상치 0.4%보다도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 PCE 물가지수는 5.0%로, 1월 기록인 5.3%, 시장 예상치인 5.1%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PCE는 0.3%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0.6%였던 1월 물가 상승폭을 좁혔다.
상품 물가는 0.2%, 서비스 물가는 0.3% 올랐다. 식품 물가는 0.2% 상승했고 에너지 물가는 0.4% 하락했다.
2월 개인 소득은 1월 0.6%에서 0.3%로 상승률을 좁혔다.
개인 저축률(가처분 개인 소득 대비 개인 저축 비율)은 4.6%로, 1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가처분 개인 소득(DPI) 증가율은 1월 2.0%에서 2월 0.5%로 집계됐다. 물가 반영 시 1월 1.5%, 2월 0.2%다. 상품과 서비스 부문에서 모두 지출 감소가 나타났다.
연준은 은행 위기가 통제 가능하며 물가가 최우선과제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낮은 물가지수에 긴축 중단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앞서, 연준은 은행 위기 이후 열린 통화 정책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더 많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블룸버그 TV에서 "물가가 실제로 지속적인 하락 경로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과 확인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발언했다.
반대로 블룸버그 경제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 이후 재정 여건이 더 긴축될 것이라는 전망과 예상보다 빠른 물가상승 둔화 속도를 확인시켜준 2월 PCE 물가지수는 금리 정점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낙관했다.
제프리 로치(Jeffrey Roach) LPL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물가 추세가 투자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연말까지 물가는 4% 미만이 될 것"이라면서 "경기침체에 빠지면 연준은 연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금리인상이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면서 미국 주식은 상승, 국채금리는 하락 반응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40%, S&P500 지수는 0.30%, 나스닥 지수는 0.20% 상승 출발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22% 오른 2만8435 달러(한화 약 368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2.25% 오른 1830.58달러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는 5.85%,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4.73%, 마라톤디지털은 7.66% 등 암호화폐 관련주도 상승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3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48.2%, 한 번 더 0.25%포인트 오를 확률은 51.8%로 나온다.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