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은행 사태가 경제침체 가능성을 높였다면서 금리 작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매파적 성향인 닐 카쉬카리(Neel Kashkari )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6일(현지시간) CBS뉴스 인터뷰에서 "은행 위기로 인해 경기둔화(혹은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면서 "연방기준금리 관련 작업을 덜 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이 튼튼하고 회복력이 있으며, 압력을 견딜 충분한 자본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금 유출세가 둔화된 점, 소규모 지역 은행권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번 은행 위기가 향후 대출 시장과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자본 시장이 대부분 폐쇄됐으며 차입자와 대출자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면서 "자본 시장이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닐 카쉬카리 총재는 향후 은행이 일부 손실을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은행이 대출해줄 자금이 줄어드는 '신용경색'으로 이어져 결국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 같은 경제 둔화가 물가상승률을 낮출 수 있다면서 "경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방기금금리 관련 작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은행 사태의 여파가 다 나타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은행권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도 최근 은행 위기가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루이스 데 긴도스(Luis de Guindos)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유로 지역 대출 기준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물가상승률로 이어져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통화 당국은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붕괴,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구조조정에 따른 은행권 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수습 가능한 은행 위기보다는 물가 문제에 더 무게를 두면서 유럽중앙은행은 빅스텝(0.50%p)을, 연준은 베이비스텝(0.25%p)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위기가 봉합된 이후에도 은행 위기는 계속해서 번져나가고 있다.
다음 위기 은행으로 꼽힌 도이치 은행은 24일 주가가 8.5% 하락했고, 채무불이행에 대비하기 위한 채권 보험 비용이 급등하면서 유럽 상위 은행 주가 지수(.SX7P)도 떨어졌다.
이처럼 은행권 위기가 남은 상태에서 주요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에릭 닐슨(Erik Nielsen) 런던 유니크레딧 수석 경제 고문은 "광범위한 금융 위기 우려가 확산된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 문제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닐슨은 26일 보고서에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은 적어도 금융시장 안정이 회복될 때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