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스트시티즌(First Citizens) 은행이 실리콘밸리 은행의 모든 예금과 대출에 대한 구매 및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26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미국 16대 규모였던 실리콘밸리 은행은 지난 8일 유동성 위기가 드러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고, 10일 당국 조치로 폐쇄됐다. FDIC는 은행의 법정관리인으로 지정돼 은행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FDIC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브리지 은행의 총 자산은 10일 기준 1670억 달러(한화 약 217조원), 예금은 1190억 달러(한화 약 154조원)다.
인수 계약에 따라 17개 실리콘밸리 은행 지점은 이달 27일부터 퍼스트시티즌 은행 지점으로 문을 열게 되며, 실리콘밸리 은행 예금자는 자동으로 퍼스트시티즌 은행 예금자가 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에 위치한 퍼스트시티즌 은행은 미국 30위 상업 은행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1092억 달러(한화 142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예금 규모는 890억 달러(한화 약 115조원) 상당이다.
FDIC는 "이번 계약은 실리콘밸리 브리지 은행을 165억 달러(한화 약 21조4813억) 할인된 약 720억 달러(한화 약 93조원)에 매입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 900억 달러(한화 약 117조원)의 유가 증권 및 기타 자산은 FDIC가 처분하는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FDIC는 잠재 가치가 5억 달러(한화 약 6508억원) 상당인 퍼스트시티즌 은행 보통주에 대한 지분 감사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미 당국은 유동성 위기를 맞은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을 폐쇄 조치했으며, 은행 붕괴가 전체 은행권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긴급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습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 은행과 함께 문을 닫은 시그니처 은행은 폐업한지 일주일 만인 지난 19일 플래그스타(Flagstar)에 예금 및 대출 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