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업들이 중국 시장과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규제 개방을 추진 중인 홍콩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27일 파이낸셜타임즈(현지시간)가 보도했다.
홍콩 거래소 허가 신청을 계획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 BTSE의 CEO 헨리 류는 "많은 중국 자본은 더 똑똑하고 안전한 투자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중국 진출을 원하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홍콩에 근거지를 마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설명했다.
현재 BTSE 외에도 쿠코인, 게이트아이오(Gate.io), 후오비 등이 홍콩로 본사를 옮기거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중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링크드인 플랫폼에서 홍콩에서 근무할 중국어 구사자를 다수 구인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부 암호화폐 기업들이 홍콩을 암호화폐 친화적인 관할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사업 환경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허가제를 도입하고 개인 투자자의 암호화폐 거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테라·루나, FTX의 붕괴 이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이탈한 기업들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체는 암호화폐 기업의 홍콩 진출에는 중국 암호화폐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7년과 2021년 암호화폐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자국민의 역외 거래소 이용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네 번째로 큰 암호화폐 시장으로 남아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초부터 7월까지 2200억 달러(한화 약 286조원)의 상당의 암호화폐 거래가 발생하면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암호화폐 시장 위치를 유지했다.
업계는 홍콩이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를 마련할 경우 중국 시장에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 웹3 투자 회사 뉴먼캐피털(Newman Capital)의 파트너인 사이러스 입(Cyrus Ip)은 "중국 블록체인 기업들은 홍콩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본토 거래자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당국 통제를 벗어날 수 있지만, 암호화폐 수익을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홍콩에서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VPN을 사용할 수 있지만 합법적인 방식은 아니다"라면서 "홍콩이 합법적인 방법을 제시한다면 굳이 비밀리에 암호화폐를 취급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
중국계 암호화폐 인사들은 홍콩의 암호화폐 수용 결정에는 중국 중앙 당국의 승인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결국 중국 역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트론 창사자이자 저스틴 선 후오비 고문은 홍콩 암호화폐 거래소 허가 신청을 추진할 것이며 허가 취득을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홍콩 근무 인력을 2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이 암호화폐 수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중국의 실험장이라면서, 이는 홍콩의 핵심적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저스틴 선은 "현재 홍콩 정부는 시장 참여자와 암호화폐 규제를 논의하기 위해 매우 투명하고 유연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홍콩 실험 결과가 긍정적이면 중국 암호화폐 정책 기조도 변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