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경기침체 없는 물가 안정 기대감에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반등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장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한 달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3000억 달러 증가하며 1조 달러선을 회복했다. FTX 파산과 함께 1만6000달러까지 밀렸던 비트코인 한 달 동안 40%가량 반등해 2만3000달러까지 올랐다. 이더리움도 1100달러에서 1650달러선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지난해 FTX와 연관돼 폭락했던 솔라나는 올 들어 140% 상승했다.
영국 암호화폐 분석 기업 크립토컴페어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총운용자산액(AuM)은 37% 증가한 260억 달러(한화 약 32조6200억원)를 기록했다. 테라 붕괴로 시장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 신탁(GBTC)은 지난 달 일평균 거래량이 3890만 달러로 12월보다 23% 증가했다.
암호화폐 시장뿐 아니라 광범위한 자산 시장이 함께 반등했다. 밈(meme) 주식 게임스탑과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도 올 들어 20~30% 상승했다. 캐시 우드의 ARKK ETF는 올해 두 배 상승한 코인베이스 주가에 힘입어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매크로 리서치 기업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시장이 2021년으로 돌아갔다"면서 "소매 투자자 열기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 때문에 발생한 상승장"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 벤처 투자 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보였던 기관 움직임은 1월이 끝나가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중반 이후 상승은 기관이 아니라 소매 투자자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7년과 2018년 암호화폐 겨울을 지낸 투자자들은 알겠지만, 소매 투자자가 촉발한 강세장은 쉽게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FTX 붕괴 전 유지했던 2만 달러 중반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만큼, FTX 붕괴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제프 도먼 아카(Arca) 투자사 최고투자책임자(CIO)은 "이달 크게 반등한 암호화폐는 대부분 FTX가 붕괴한 후 지난 90일 동안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암호화폐들"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IDX디지털에셋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벤 맥밀런은 "올해 구조적인 강세가 있을 수 있지만 암호화폐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변동성을 이해한 상태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포트폴리오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11시 현재 비트코인은 지난 3일 예상을 뛰어넘는 탄탄한 고용 지표에 5일 연속 하락해 현재 2만3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625.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싱가포르 옵션 거래 기업 QCP캐피털은 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과 다음 날 주식 시장 반응이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경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은 "시장은 연준 의장 발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시장을 약간 흔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매트릭스포트는 1월 비트코인 반등을 미국 기관이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연말 4만5000달러를 전망했다.
매트릭스포트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모두 50일 이동평균선 이상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은 전주 대비 52.3% 증가한 880억 달러이며 주간 비트코인 거래량은 평균 대비 44% 더 높았다. 비트코인 주소 주는 한 주간 4.7% 증가한 81만4000개로, 모두 강세 신호다.
최근 보고서에서도 기업은 "1월에 비트코인이 반등한 해는 보통 상승 마감했으며, 2월~12월 동안 평균 245%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4년 3월 반감기를 감안할 때 올해 비트코인은 2배 상승할 통계적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