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미니와 제네시스를 미등록 증권 제공 혐의로 기소했다.
12일(현지시간) SEC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과 제미니 신탁 회사에 대해 "제미니 암호화폐 대출 프로그램 '제미니 언'을 통해 소매 투자자에 미등록 증권을 제공·판매했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제네시스와 제미니에 대해 가처분 없는 영구 금지 명령과 환수, 민사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12월 FTX 설립자에 대한 사기 혐의 기소 이래 5번째 시행된 암호화폐 기업 관련 집행 조치다.
당국은 "제네시스 파산 가능성이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자회사 제네시스는 2020년 12월 카메론 윙클보스가 이끄는 제미니 거래소와 협약을 체결, 제미니 고객이 보유 암호화폐를 제네시스에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했다.
제네시스와 제미니는 2021년 2월 제미니 언 프로그램을 소매 투자자 대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최대 8%의 수익률을 제공했다.
SEC는 "제미니 언 투자자들은 보유 암호화폐를 제네시스에 제공했으며, 제미니는 거래를 지원하는 중개기관으로 역할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제네시스가 제미니 언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수익에서 제미니가 최고 4.29%의 중개 수수료를 공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제네시스가 수익 창출, 이자 지급을 위해 투자자 암호화폐 활용 방식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했다는 사실도 짚었다.
SEC는 제네시스가 해당 상품을 유가 증권으로 등록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EC 관계자는 "제미니와 제네시스는 등록 없이 증권 제공 및 판매에 해당하는 활동에 참여한 협력사였다"면서 "제네시스가 발행사였다는 사실과 상관 없이, 두 기업 모두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기소는 마켓플레이스와 투자 대중에게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과 다른 중개업체가 오랜 기간 검증된 증권법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이전 조치들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법 준수는 선택 사항이 아닌 법률"이라면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식이며 시장 신뢰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기소는 '제미니 언'과 관련해 협력 관계에 있던 두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놓여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11월 FTX 파산 영향을 받은 제네시스는 유동 자산이 부족해 인출 요청에 부응할 수 없었고 제미니 언 투자자들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인출할 수 없도록 막았다. 당시 제네시스가 보유한 투자자 자산은 9억 달러(한화 약 1조123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제미니는 이달 8일 제미니 언 프로그램을 종료했으며,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아직 인출할 수 없는 상태다.
카메론 윙클보스 제미니 CEO는 "제네시스 모기업 DCG이 34만명의 제미니 언 투자자들을 속이고, DCG 상환 능력에 대해 오도했다"고 맹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배리 실버트 DCG CEO가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DCG가 자회사와 자금을 혼합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배리 실버트는 DCG와 자회사 간 대출 거래가 있었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반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