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CEX) FTX가 파산하면서 시장이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이동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CEX가 계속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JP 모건 투자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DEX가 가진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CEX는 여전히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은행은 "DEX의 느린 거래 속도, 자산 풀링(pooling), 주문 추적 기능 등이 기관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가 주문 및 손절매 기능이 없다는 점, 중앙화 거래소에서 가격 데이터를 받아 사용한다는 점도 DEX가 가진 한계로 언급했다.
또한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프로토콜은 중앙화 거래소에 의존해 작동하고 있다"면서 "가격 발견 기능이 중앙화 거래소에서 탈중앙화 거래소로 넘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담보, 이자 지급 등에 다양한 토큰을 활용하기 때문에 위험·수익의 상충 관계를 평가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해킹 취약성, 초과 담보 필요성, 자동 청산에 따른 시스템적 리스크 등이 대규모 채택을 방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 모건은 "보안 문제나 중앙화 수준을 약화하지 않으면서 디파이 프로토콜을 관리, 운영, 감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FTX 파산 이후 이용자와 자금이 탈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다는 최근 분석과 상반된다.
앞서, DEX 활성화를 나타내는 통계들이 확인되면서 CEX에서 DEX로의 장기적인 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DEX 거래량은 전월 대비 68% 증가한 97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23일 크립토컴페어도 보고서를 통해 "FTX 붕괴로 인해 CEX에 대한 이용자 신뢰가 흔들렸다"면서 "시장 혼란 속에 회복력을 보여준 DEX 채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JP모건은 이같은 DEX 거래량 증가를 인정하면서도 유의미한 규모나 장기적인 추세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P모건은 "지난 몇 주간 전체 암호화폐 거래 활동에서 DEX 비중이 다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FTX 붕괴에 따른 암호화폐 가격 폭락과 디레버리징·자동 청산 움직임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