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믹싱(mixing) 서비스 토네이도캐시의 사용을 금지한 것을 두고 업계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동화된 프로토콜인 코드(Code)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은 트위터를 통해 "미 재무부가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믹싱은 온체인 거래 내역을 뒤섞어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이다. 토네이도캐시는 2019년 출범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이달 8일 토네이도캐시를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해당 조치에 따라 미국 내에서 토네이도캐시의 사용이 금지됐다. 또한 자금세탁과 연관된 44개의 지갑 주소도 특별제재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토네이도캐시는 사이버 범죄자의 정기적인 자금 세탁을 효과적으로 제재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무부는 올해 6월 블록체인 기술기업 '하모니', 크로스체인 브릿지 '노마드'에서 탈취된 암호화폐도 토네이도캐시를 통해 자금세탁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미국이 제재하고, 북한이 지원하는 해킹그룹이며, 북한이 자금세탁에 이용하는 토네이도캐시를 재무부가 제재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는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EFF는 "코드는 오랫동안 표현(speech)의 영역으로 인식돼왔다"며 "정부가 공개 웹사이트에 코드 게시를 금지하는 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정책을 제언하는 비영리단체 코인센터(Coin Center)도 "익명의 코드를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은 OFAC의 법적 권한을 초과한다"며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자동화된 프로토콜을 제재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어떻게 적절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적법절차 및 언론 자유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잠재적으로 위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또한 "러시아로부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사용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블록체인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출 프로토콜 아베는 미국 재무부 제재에 따라 토네이도 캐시 관련 주소를 차단했다. 트론(Tron) 창시자 저스틴 선은 "토네이도캐시에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0.1ETH를 받아 아베에서 계정을 차단당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