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터넷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으며,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소속 경제학자 오웬 록과 정책 분석가 테레사 카시노는 '암호화폐와 메타버스, 시스템리스크'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영란은행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암호화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호환되는 디지털 객체를 소유·거래할 방안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암호화폐는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한 규모의 개방형·탈중앙화 메타버스가 현실화되면, 내부에서 결제나 투자를 실행할 암호화폐가 가계 자산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암호화폐로 상품·서비스 결제를 받게 되고, 메타버스에서 의류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디지털 자산도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개방형 메타버스가 활성화될 경우, 암호화폐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의 투자 전망이 개선돼 비은행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보유 수준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내 암호화폐의 광범위한 채택은 암호화폐가 가진 위험성을 시스템적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계·기업의 대차대조표 손실, 금융기관의 수익 악화, 암호화폐 포지션에 대한 마진콜 대응을 위한 비은행권의 전통 자산 처분 등 가능한 부정적인 결과들도 거론했다.
이들은 이같은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메타버스 내 암호화폐 사용에 대한 강력한 소비자 보호 및 금융 안정성 규제 체계 이행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미래는 확실한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단계"라면서도 "규제 당국은 메타버스 내 암호화폐 이용에 관한 위험성을 선제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